최순진
법학박사
우리나라의 암발생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2010년도 국립암센터에서 발표한 암발생 확률에 대한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 3명중 1명은 암에 발병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즉, 3인 이상 가정이라고 한다면 최소 1명 이상은 암환자가 있고, 이것은 매우 높은 확률의 수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암발생 확률이 높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암보험금을 가입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죠. 실제로 금감원에서 발표한 우리나라이 암보험 가입률을 보면 09년 12월말 기준 56.4%(남자는 55.5%, 여자는57.3%)로 국민의 절반이상이 암보험에 가입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암보험을 가입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국립암센터에서는 암진단 후 1년간 지출한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 통계를 작성하였는데 그 결과를 살펴보면, 폐암은 2,578만원, 유방암 1,859만원, 간암 1,595만원 등 대부분의 암 치료에 기본적으로 1천만원 이상 고액의 치료비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하지만 암 진단 후 치료비용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모두 알고 있을겁니다.
실제로 암 진단 후 실직하거나 기존의 직업을 잃고 다른 직업을 가지는 비율이 46.8%로 암진단 후 약 절반 정도가 현실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고, 재산을 처분한 비율도 14.4%, 직접적으로는 의료비 등의 부담으로 인해 9.7%는 치료를 포기한 경우도 있다고 조사되었습니다(양승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국감자료 2014.10.24.)
보험의 가장 큰 목적과 사회적 기능은 예상하지 못하는 사고로부터 가정의 경제적 안정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보험의 기능을 십분 활용하여 가정경제의 파탄을 막고 원할한 치료를 위해 일반 서민들이 암보험을 가입하게 되는데, 보험회사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현실은 이렇습니다.
먼저 암에 걸려 고통 받고, 이후 보험회사로부터 보험금을 받기 위해 고통 받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암보험금 중에는 암에 걸렸을 때 정액으로 지급되는 암보험금과, 수술시 지급되는 암수술비, 그리고 입원치료를 받았을 때 입원일 수에 따라 일당 형식으로 지급되는 암입원일당(암입원비)이 있습니다.
암이 발병하게 되면 수술적 치료를 하고, 뒤이어 항암치료를 하게 되는 등 장기간의 입원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이처럼 암치료를 위해 장기간 입원치료를 하게 되면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점을 고려하여 입원기간 동안 지급되는 것이 암입원일당인데 요즘 이 암입원일당으로 인한 분쟁이 너무 많아졌습니다.
대학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고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데요. 이 때 대학병원에서는 수술 후 퇴원을 하여 외래를 통해 항암치료를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암 환자들은 암에 대한 수술적 치료를 받은 이후에는 정신적·육체적 고통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통원치료를 받기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대학병원에서 퇴원 후 근처의 요양병원이나 암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작은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으면서 대학병원의 항암치료를 이겨내게 됩니다.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대학병원에서 퇴원 후 작은 병원에 입원하여 보험회사에 암입원일당을 청구하면 분쟁이 발생하게 됩니다. 보험회사에서는 대학병원이 아닌 다른 의료기관에서의 입원치료가 약관에서 정하고 있는 “암의 직접적인 치료”를 위한 입원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도대체 약관에서 규정하는 암의 직접적인 치료가 무엇일까요?
치료라고 하는 것이 주관적인 판단의 기준이 아니고 주치의 선생님이 판단하여 치료를 하는 것인데, 보험회사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물론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으면서 요양병원에 입원하여 보험금을 받으려는 일부 사람들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런 사람들 때문에 정당하게 치료 받는 사람들도 싸잡아 암입원일당을 받지 못한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죠.
요즘 보험회사에서는 암입원일당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어떤 보험회사에서는 일부만 지급하고 합의하는 곳도 있고, 아예 정책적으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고 소송을 제기하는 곳도 있습니다. 이렇게 나오는 대형 보험회사와 개인이 다투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전문가의 도움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주치의 면담을 통한 소견징구, 현 치료병원 의사의 소견, 판례, 약관의 법률적 해석 등 여러 전문적인 부분을 보험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이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암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분들은 치료가 최우선입니다. 치료를 받는데 모든 힘을 기울여도 모자랄판에 보험회사와의 보험금 분쟁을 위해 불필요한 정력을 낭비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